나는 어떤 개발자가 돼야 할까요?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개발 공부를 하기 시작한지 8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사실 정말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동안 계속 유예해오던 상태였습니다.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 걸까요? 취미로써의 개발자가 아닌 직업인으로써의 개발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당연히 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라는 단어로 개발자를 정의하는 일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업계에선 날마다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기업들은 이제 신입 개발자에게도 특정 분야에 대한 숙련된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개발자 본인들이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어도 다양하죠. 코더, 프로그래머, 개발자, 웹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데이터베이스 운영자 등등…..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 를 답하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저의 장래희망(?), 즉 이상적인 진로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직장

제가 원하는 직장 의 조건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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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가급적 경인지역으로 통근하고, 많이 막히지 않는 도로에 접해 있으며 3~40분 정도 운전으로 닿을 수 있을 것.
* IT기업이면 좋지만 외국계 지사/출자회사/합자회사 등도 좋고 외국계라면 뭔가 기계류를 파는 회사이면 더욱 좋음. 무역/물류 업체나 국제 포워딩 업체들도 좋은 옵션.
* 초봉은 2000~3000대로 출발해도 무방하나 향후 내 직무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고 무엇보다 내가 흥미있어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기업. 큰 조직보다는 작고 유능한 팀.

취직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포인트들

제가 보기에도 지나치게 솔직하게(…) 적은듯한 저 조건들을 보며 내가 갖고 있는 직업관에 대한 몇 가지 포인트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 직’장’의 안정성보다는 직’업’의 안정성을 중시한다. 즉 내가 지금 다니고있는 회사가 몇년 버티다 망하거나 그 전에 내가 나오든지 해도 무방. 단 내가 하는 업무의 전문성, 내가 하던 일을 다른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 통근 거리를 비롯하여 교통을 중시한다. 대중교통 이용을 선호하지 않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임.
  • 초봉은 중요치 않지만, 앞서 말한대로 성장의 가능성을 중시함.

그래서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

모르겠어요. 어째 정리해보고 나니 더 미궁에 빠진 느낌입니다.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초봉을 중시해 처음부터 큰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앞으로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 성장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관심있고 흥미있는 분야의 사업을 하는 회사에 가고 싶습니다. 관심도 없는 회사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건 자괴감이 들 것 같거든요. 또한, 내가 작성한 코드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건 각자의 기준이죠. 지나치게 사행성이 강한 게임이나 선정적인 콘텐츠, 일자리를 없애고 자본가의 이익만을 증대시키는 기술, 특정 종교단체나 종교를 위한 소프트웨어 를 다루는 회사에는 입사하고 싶지 않습니다.

ㅋㅋ 걔네가 너를 뽑아준대?

몰라요. 그러나 자기가 추구하는 직업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나가는 건 중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또 제가 개발 공부를 시작하며 제 스스로와 약속한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이 분야에 있어 비전공자이고, 어쩌면 이 업계 바깥에 제게 더 걸맞는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발자 외에 더 멋진 직업이 세상에 많지요.

제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기 위해 개발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 직업을 위한 공부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내가 되고싶은 개발자에 대한 확고한 기준을 세워두는 것은, 어쩌면 제 자신을 더 강하게 동기부여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다짐들

오늘의 짧은 생각을 바탕으로 아래의 다짐을 하고, 지켜나가기 위해 모두가 볼 수 있는 웹 공간에 올려놓고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인들이 보는 페북 탐라에도 이 글을 공유할 거에요.

  • 초봉 1800짜리 개발자라도 좋다.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자.
  • 구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들, 이미 구현한 프로젝트에 대한 문서 정리를 확실히 해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남기자.
  • 협업하는 자세를 갖자. 더 소셜해지자.
  • 공부에 진지함을 더 하자.

연휴를 마무리하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다 읽으셨다면, 부디 제가 저 다짐들을 다 실현하는지 잘 감시해 주십시오.

연휴 잘 마무리하시고 즐거운 출근 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