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L-20171115

2017.11.15 (수) 오늘의 T.I.L.

여러모로 어수선한 하루였다. 오후에 밥먹고 졸릴 때쯤 있었던 지진으로 분위기가 뭔가 어수선해졌고(나 혼자 그랬던건가?) 일본 여행 이후 오랜만에 지진동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했다. 실내의 모든 전화기가 긴급재난경보 CBS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은 뭔가 쌔한 느낌을 선사했다.

그리고 야간 잔업 중에 수능 시험일 연기가 확정됨으로써 나는 1주일의 휴가를 더 갖게 되었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는 유감이지만 나에게는 마지막 프로젝트 구현을 앞두고 일주일의 여유 시간을 더 갖게된 셈이라 큰 도움을 받는 기분마저 들었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 없이 손에 닿는대로 하고싶은 일들을 했다. 능률은 떨어졌지만 하루를 허투루 보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이어트에도 치팅 데이가 필요하듯 오늘같은 날들이 오랜 학습의 기간 중에서도 종종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ORM 프레임워크 - JDBC Manager 리팩토링

    • ORM 프레임워크의 핵십인 범용성있는 DB <-> POJO 매핑을 위해서는 이번 리팩토링이 필수적이었다.
    • 내가 구상한 방식은 POJO 클래스의 새로운 인스턴스를 java.lang.reflect의 .newInstance() 메소드로 생성하고, 그 메소드가 갖고 있는 필드의 이름을 뽑아낸 다음 ResultSet에서 .getObject(String fieldname)으로 뽑아와 새로 만들어진 인스턴스에 주입하는 방식이었다.
    • 직접 구현해보니 문제점이 많았는데, 여튼 실제 구현 이전 기획 단계만으로도 Spring JPA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부할 수 있었고 특히 Reflection 클래스나 Proxy 개념에 대해 심층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앞으로 트렐로 구현을 메인으로 하고 이 ORM 구현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잠시 미뤄둘 생각이다.
  • 트렐로 프로젝트 개발환경 세팅

    • 오랜만의 Spring Boot 프로젝트 임포트(…) 라서 버벅거렸다.
    • 이번 프로젝트부터는 개발환경으로 Spring Tool Suite를 사용하지 않고 과감히 IntelliJ IDEA로 전환한다. Eclipse 기반 IDE들은 다양하게 써 봤으니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보고 싶고, 가격이 비싼 인텔리제이를 대학생의 특권으로 무료로 쓸 수 있는데 프로젝트에 실전투입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 인텔리제이 사용법과 단축키를 익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트렐로 프로젝트 프론트엔드 개발 계속

    • React로 계속 개발하고 있다. 이제 뭔가 조금씩 감을 잡고 있다. 잘만 하면 포비가 제공해 주는 템플릿보다도 더 멋진 녀석이 나오지 않을까.
    • 백엔드 저장소와 분리 운영하고자 한다. 깃허브 리파지토리를 새로 팠다.

코드도 코드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도 계속. 맘에 들지도 않는 전공의 졸업장을 받기 위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미루는 게 맞는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

전공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2012년의 나는 말과 글을 꽤 잘 다루는 고등학생이었다.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나름의 도전을 통해 입학한 대학이기에 그 과정 또한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5년 동안 치열하게 살다보니 바라보는 곳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나는 우리 전공에서도 앞으로 개발자들이 할 일이 많아질 거라고 보고, 또 많은 대학의 미디어 전공에서 코딩을 가르치는 것을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우리 학교의 미디어 전공은 공공재로써의 언론, 또 언론 정책에 관한 연구나 광고/홍보/마케팅 중심의 커리큘럼이 강세라 나같은 학생들이 활약할 여지가 크지 않다.

3년, 혹은 2년 남은 학교라면 고민할 가치도 없겠지만 딱 두 학기 남은 대학생활이라 고민이 더욱 깊어가는 것 같다. 지금 생각으로는 일단 어떤 방식으로든 (평점을 챙기지 않고, 졸업 요건만 갖추는) 졸업을 한 후 입사 후에 방통대 학사 편입 등으로 컴퓨터 공학의 전공 공부를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싶다.

내일 아침이면 다른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 쉽지 않지만 어떤 길이던지 태도가 관건이라고 본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고, 깊게 파다가도 넓이를 넓힐 수 있는 그런 유연한 태도를 유지하자. 어떻게 보면 나는 지금 참 잘 하고 있는 것 같다.